여보 ~ 퇴근하고 글 대충 정리해서
장애 아이돌봄 지원사업 거기에 글 좀 올려주세요ㅠㅠㅠ
몇날 몇일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이제 좀 적어서 도움을 받으려고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북도청 예천에 사는 가정주부 안슬기 입니다.
도움을 간곡하게 요청드리고자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정에는 7살, 5살, 4살 남자 아이 셋이 있습니다.
평범한 가정이나.. 둘째가 아기때 사고로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어
2년간 병원생활을 이어갔지만 현재는 자가호흡이 없는 식물인간 진단을
받고 가정에서 24시간 제가 케어를 하며 키워내고 있습니다.
자식인지라 장애가 있어도 아파도 어떻게는 아이아빠도 저도 아이를 절대 놓을 수 없어
40일간 중환자실에서 뇌사 소견으로 힘든일이 있었지만 눈을 떠주는 기적이 일어나
지금은 저희와 함께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자가호흡이 전혀 없다보니 인공호흡기, 산소공급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석션기 등 4개의 기계를 늘 24시간
유지해야 하고, 기침을 하여 가래를 혼자 뱉어낼 수 없어 목관과 입, 코로 쉴새없이 나오는 가래와 콧물을
석션기계를 이용하여 빼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호흡기 관의 호흡이 목관의 가래로 잘 들어가지 않으면
산소 포화도가 50. 70까지도 순식간에 떨어지기 때문에 엠부(호흡을 불어넣어주는 기구)를 짜면서
퍼래진 입술이 돌아올때까지 호흡을 밀어넣어 주어야 하는 응급상황이 5년째 민준이를 케어하면서
늘상 있는 상황입니다. 몸을 전혀 가누거나 움직일 수 없어 1~2시간에 한번씩 아이의 자세를 바꿔주고,
온 몸을 마사지해주고, 등을 토닥 거려주며 케어를 해야해서 저는 엄마로써 당연한 일이지만
새벽에도 1~2시간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 민준이 자세를 바꿔주고, 석션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해와서 다행이도 욕창없이 또 큰 합병증 없이 민준이가 집에서도 잘 지내주고 있습니다.
두어달에 한번 아이아빠가 월차를 내고 서울대병원 외래진료를 다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10일 전 집에서 엠부를 계속 짜고, 흡입치료를 해도 아이의 산소포화도가 올라오지 않아
아이아빠도 회사에서 긴급히 2시간을 달려 집에와서 아이를 데리고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에 가게 되었고,
현재는 소아집중치료실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주말즈음 퇴원예정이라 민준이가 오면 목욕과 이발, 기립기, 교정 의자 등 민준이를 더 잘 케어 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구절절 저희 가정 상황을 말씀드린 이유는 아이 아빠도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육아휴직을
하여 세아이들을 밤 낮 서로 잠을 교대로 자면서 케어해 왔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외벌이라 작년부터는 아이 아빠가 회사에 복직하게 되었습니다.
경북으로 발령이 어려워 경기도 이천 본가에서 2년째 암투병 중이신 아버지를 가료하며
시부님과 함께 생활하고, 평일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만 경북인 아이들을 케어하러 집에 와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이들 셋을 혼자 양육 케어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경북 예천 아이돌봄 지원사업에 어렵게 대기한 끝에 오후 4시경 첫째, 셋째 아이들을 하원 시켜주시고,
케어를 도와주실 선생님이 오고 계십니다. 자부담이 있어 가정에 부담은 있지만 4개의 기계를 사용하는
민준이를 데리고 나가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 돌봄 선생님께서 와주시면 아이들 하원과 케어를 함께
해주시니 정말 큰 도움이 되고, 감사가 됩니다.
다만, 둘째 민준이는(뇌병변 1급 장애)중증 장애아동이다 보니 유치원 기관에 소속은 되어있지만
주 2회씩 선생님께서 가정에 와주셔서 1시간씩 아이에게 정성과 애정을 갖고 수업해 주시고 가십니다.
밤에도 한두시간씩 계속 일어나 민준이를 케어해야 하는 기간이...
엄마인 저에게도 5년째 지속되다 보니 많은 피로감과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입니다.
아이들을 잘 키워내고 싶고, 정서적으로도 잘 양육해 내고 싶은데 사실 많이 힘이 듭니다......
민준이가 뇌병변 1급 장애 진단을 받은 상황이라 1년에 700여시간의 국가 장애 아이돌봄 지원 사원의
큰 도움으로 오전에 9시부터 12시까지 선생님께서 하루 3시간 도와 주시기에 같이 목욕도 시키고,
저도 하루 중 한두시간은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어 그 또한 감사가 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작년에도 센터에서 돌봄 추가 시간을 드리는건 불확실한 부분이라 미리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하여 평일 하루 3시간만 도움을 받았었는데 갑자기 연말에 200시간을 추가로 주셔서 급하게
돌봄 시간을 연장하여 소진하였습니다. 미리 연초부터 시간을 늘려 주셨으면 하루에 2~3시간의 돌봄 시간을
약간씩 늘려 아이와 저 그리고 저희 가정에 더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 이렇게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다는 것이 저희 가정에도 바로 큰 영향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경증 장애 아동은 특수교육을 전공하여 교사가 지원 배치 된 유치원에서
8시부터 4시까지 보육과 케어를 받고, 하원해서 저녁 7~8시까지 3시간의 장애아동 돌봄 선생님의 지원까지
받으면 그 시간 또한 충분하리라 감히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희 민준이처럼 인공호흡기 기계를 하는 중증 장애 아동은 면역력이 약해
감염에 취약하다보니 교육 기관 이용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가정에서만 24시간 365일을 지내는 중증 장애 아동에게는 평일 하루 2~3시간의
돌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중증 장애 아동을 가정에서 케어해 주시는 장애 아동돌봄선생님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충해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긴 글로 서투르게 도움을 간곡히 요청드리고자 적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뉴스를 보지 않은 이유도 장애 아동을 키우며 너무 힘겨운 나머지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는 가정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면 한동안 저또한 마음이 멍함을 느낍니다. 정말 제가 낳은 자식 제가 잘 키워야 하는 부분이 맞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7년간 이러한 글을 작서하여 제 상황을 자세히 말씀 드린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엄마이면서 저도 사람인지라...지쳐가는 저의 모습이 보이고,
힘겹지만 살아내야 하기에 버티는 저의 모습이 느껴질때마다 너무 힘듭니다.
저희 가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 돌봄 선생님의 손길이 꼭 필요합니다.
저희 가정과 같은 중증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많은 부모님들과 그 가정에 장애 아이돌봄 시간 확충을 통해
도움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긴 글을 읽게 해드려서 죄송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 안슬기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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