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에 서울시 동작구가족센터에서 면접을 보고 왔는데요.
살면서 본 모든 면접 중 가장 인상 깊은 면접이었고 그런 태도의 면접관은 처음 봤습니다.
다시는 그런 식의 면접이 진행되면 안된다고 생각하여 글 쓰게 되었습니다.
사기업도 아니고 공공기관의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대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으면 처음 보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하는 면접에서 그런 언행이 나올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지원자들은 해당 직무가 하고 싶어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러 가는 것이지 면접관의 의중을 파악하고 비위를 맞추러 가는 게 아닙니다.
면접관 3분 중 유일하게 안경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분이었고, 가운데 앉아서 진행을 주도한 걸로 보아 관리직인 듯 했는데요.
관리직이든 면접관이든 중요한 위치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본인만이 정답이라는 듯 잘못된 우월감에 차서 본인 생각대로만 할 권리는 없는 것입니다.
보통 면접자가 면접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만 생각해봤지 면접관이 어때야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 면접관을 보고 나니 적어도 면접관으로서 어떤 언행을 하면 안될지는 잘 알겠더군요.
면접자들에게 질문을 할 때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아주 두루뭉술하고 광범위하게 하길래
최대한 맞는 대답을 하고 싶어서 질문이 너무 광범위한데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냐 했더니
그냥 알아서 대답해보라는 식으로 대꾸해놓고는
최대한 열심히 답변을 하고 나니 그걸 물어본 게 아니라 이러이러한걸 물어본 건데 다른 얘기를 한다며 면박을 주더라구요.
비단 저한테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 포함 3명이 함께 면접을 봤는데 모든 질문이 그런 식이었습니다.
당연히 본인이 원하는 방향의 답변들이 나오지 않았고
두루뭉술한 질문 → 최대한 노력한 답변 → 그게 아니라며 면박 주기 를 모두에게 계속 반복하더라구요.
애초에 적절한 질문을 하면 되는데 왜 계속 그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시간 낭비인데다 지원자 파악에도 효율적이지 않고 사람들 기분만 상하게 할 뿐인데도요.
대답을 듣고 나서 본인 생각에 맞춰 틀리게 꼬아서 듣길래 다시 설명을 했는데도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계속 고집부리기까지 해서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본인 생각과 다르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건 틀린 거라고 못 박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센터의 특성상 결혼이민자 분들이 많은데 결혼이민자에 대한 단편적이면서도 확고한 선입관이 있어 보이더라구요.
해당 직무가 결혼이민자 대상 교육 강사 업무였는데요
저는 그동안 결혼이민자 분들을 만나고 가르치면서
결혼이민자 분들은 다양한 출신과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유형으로만 정의할 수 없고 가르치는 데에 한 가지 방법만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는데
그 면접관 분은
결혼이민자는 다 이래!, 너가 만난 결혼이민자 몇몇은 그럴지몰라도 그건 그거고 원래 결혼이민자는 다 이렇게만 하면 돼!
라는 정답을 갖고 있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혼자만의 정답을 갖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이
다양성을 존중해야 할 곳의 관리직에 있다는 게 너무 모순처럼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말하지만 중요한 위치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본인 마음대로만 할 권리는 없습니다.
지원자들은 해당 직무가 하고 싶어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러 가는 것이지 면접관의 의중을 파악하고 비위를 맞추러 가는 게 아닙니다.
그 면접관에게 꼭 전해주세요. 잘못된 생각과 오만한 태도를 꼭 고치기 바랍니다.